사랑을 위해 내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그 무엇과 맞바꿀 수 있을까. 눈을 내어놓으라고 해도 사랑을 택할 것인가. 앞을 못보게 되면 만질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기꺼이 사랑을 택할 것인가. 그래서 사랑할 수 없었던 걸까. 어쩌면 사랑의 고귀함을 저울질한 죄값으로 평생 사랑할 수 없는 벌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불치병에 걸려 희망조차 없이 죽어가는데 사랑할 수 있을까. 마음만 아프지 않을까.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더 뜨겁게 사랑할 것이고 결국 끝에 가면 남겨진 사람만 힘들 텐데, 그렇게 될 줄 알면서도 사랑한다면 이기적인 것 아닌가 싶다. 그건 그때 일이라 여기고 주어진 시간 동안 사랑한다. 아무리 그래도 난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