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진의 Love Letter... 명우야, 너 어디있니?
아니? 처음에 너 너무 웃겼던 거.
난 경찰이잖아. 직업상 범인으로 의심되는 널 보낼 수 없었던건데
도리 운운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너를, 괜히 놀려주고 싶더라.
그 땐 몰랐어. 네가 내 옆에 없다는 게 이렇게 불안한 일일 줄은...
난데없이 수업 중에 찾아가 학생들 앞에서 네가 내 남자친구라고 선포한 것도,
국적불명의 찌개를 만들어주며 먹으라고 우긴 것도,
널 골탕먹이려는 게 아니라 네가 너무 좋아서야.
위험한 사건 현장에 네가 와주는 게 얼마나 든든한지 아니?
너한테 오지 말라고 화내는 건 걱정되서야. 나 때문에 네가 다칠까봐.
나...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는거야.
그런데 넌 지금 어디있는거니?
내가 하는 얘기는 듣고 있는거야?
너무 보고 싶어서 화가 나잖아.
하지만 나 잘해낼게. 네가 늘 내 곁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으니까.
명우야, 우리 다시 만나는 거지?
명우의 Love Letter... 난 언제나 네 옆에만 있을 거야.
아니? 처음엔 네가 너무 얄미웠던 거.
멀쩡한 사람 소매치기 취급해놓고 미안하단 말도 않고 버티는 네가 얄밉다 못해 신기하더라.
그런 네가 자꾸 생각나고 보고 싶더니 이젠 하루라도 널 보지 않으면 눈이 멀 것 같아.
다른 연인들처럼 로맨틱한 건 아니었지만 수갑에 묶인 채 처음 너의 손을 잡은 날,
파출소 숙직실에서 함께 보낸 밤, 너와 떠난 여름 여행,
그 곳에서 확인한 우리의 사랑, 그리고 바람에 날리던 너의 긴 머리카락까지.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조심스러울 만큼, 널 사랑해.
이제 네 전화도 받을 수 없지만,
형광등을 바꿔줄 수도, 국적불명 찌개도 먹을 수 없지만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 느낄 수 있지?
그러니까, 넌 아무 걱정말고 멋지게 살면 돼.
아름답게 사랑하면서 살면 돼.
경진아, 잠시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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