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내일을 생각하며 산다. 의미없는 하루였다 하더라도 내일은 그렇지 않을 것이란 의미를 두며. 자유로운 몸일수록 오늘을 사는 게 힘들다. 오늘 힘든 것 때문에 내일의 자유를 포기하는 건 나랑 맞지 않는다. 죽게 생겼다고 손들고 걸어나가는 것도 나랑 안 맞는다. 처음부터 그런 내일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 모든 것들에게 오늘은 어떤 하루였을까. 바다와 하늘의 하루는 과연 어땠을까. 나무와 꽃의 하루는 어땠을까. 어딘가로 날아가는 새들은 오늘과 내일의 차이를 알까. 꿀을 찾아 다니는 벌과 나비는 오늘 앉았던 꽃에 내일은 앉지 않을까. 난 오늘 하루 분명 뭔가를 하긴 했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기억이 안난다.
가진 것 없어 잃을 것도 없다면 가벼워야 하지만 무겁기만 하다. 이름 석자조차 다정히 불러주는 사람 하나 없이 고독하고 쓸쓸한 인생을 살 뿐이다. 그저 붉게 물든 석양에 위로 받고 다 잊는다. 왜 이렇게 사는가. 무엇 때문에 희망도 갖지 않으려 하나. 무엇이 그토록 힘들게 하는가.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의 무게가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