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란 참으로 묘하다. 소하고 연을 맺으면 한 평생 흙을 만지며 살고, 개하고 연을 끊으면 쓸쓸해진다. 나무와 숲과 연을 맺으면 산에 집을 짓게 되고, 꽃과 연을 끊으면 마음에 병이 생긴다. 물과 연을 맺으면 물 한 모금에도 기분이 좋아지고, 차와 연을 끊으면 위로 받지 못한다. 달과 연을 맺으면 밤이 깊어질수록 편안해지...
태어날부터 이미 정해져 있다고 믿는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기 때문에 다소 시간의 차이는 생기겠지만 결국 정해진 대로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하는 걸 반복한다고 생각한다. 지구와 태양이 그렇고 달과 지구가 그런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있으면서 그 만남이 계속된다면 보통 인연이 아니다. 인연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