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을 피해 제주로 온 예멘 사람 암란은 일자리를 찾아 여기저기로 떠밀린다. 〈암란의 버스3〉은 암란을 직접 등장시키기보다는 암란의 사연을 전하고 암란의 경로를 되짚는다. 암란의 삶과 닮았을 또 다른 ‘암란들’을 만나는 여정이다. ‘난민’이 아니라 ‘나의 이름으로’ 살고 싶은 야스민. ‘난민’이라는 꼬리표에 갇히지 않고 인도적 체류자로서 완전한 권리를 얻고 싶다. 이집트에서 한국으로 온 아나스 가족. 생계유지의 어려움과 고립의 위기가 동시에 찾아왔다. 이집트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여한 후 체포되고 고문까지 겪은 아므루. 열악한 한국의 노동 환경은 또 다른 감옥이다. 영화는 이들의 삶으로 암란의 삶을 짐작하게 한다. 그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서는 한국 사회가 다양한 형태의 인도적 체류와 이산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이 긴급한 화두가 뼈아프게 우리 앞에 남았다.
(2022년 제10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암란의 버스 3총 (0) 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