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어느날, 수많은 나들이객들이 청계천 뚝방을 거닐며 햇살 가득한 오후를 만끽한다. 작지만 폼나는 자전거를 탄 종대 역시 여느 행락객들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초여름의 신선한 공기 속을 달리는 중이다.
한편 투박하고 커다란 자전거를 탄 사내가 거칠게 폐달을 밟으며 종대의 자전거를 뒤쫓는다. 사내는 그의 자전거를 따라오며 고함을 질러대지만 이어폰 속 음악에 집중하고 있는 종대는 사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속도를 내어 종대의 자전거와 나란히 달리는 사내의 자전거. 종대가 흠칫 돌아보면 사내가 종대에게 뭔가를 묻기 시작한다.
사내는 비록 정중하지만 힘이 실린 목소리로 어느 초여름 오후의 망중한을 흠집내기 시작한다.
- 연출의도
일상 속, 비록 호의적이지만 낯선 사람에 대한 사소한 오해가 부르는 개인대 개인간의 근원적인 공포심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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