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누락 카르히압 감독은 이 불행한 폭력의 뿌리를 파헤치며 도대체 왜 이런 사건이 벌어진 것인가를 매우 사실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재구성하고 있다. 와 같은 정치 스릴러 영화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은 인도 사회에 잠복해 있는 종교 갈등의 뿌리에서 파생한 음모와 그 음모가 실행으로 옮겨질 수 있는 상황에 관한 영화적인 지도를 만들려 한다.

테러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에 벌어진 일련의 소요 사태로 봄베이 도시에 형성된 전쟁터 같은 긴장과 그런 분위기 속에서 계획된 도시 테러 음모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이 사건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도 사회 내부의 어두운 얼굴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종교 갈등으로 인한 무슬림과 힌두교도들의 분노는 대물림되고 그 분노는 더 큰 폭력으로 분출된다. 은 이 악순환을 세세하게 재현하면서 사건의 뿌리와 가지를 동시에 더듬는다. (김영진- 2004년 9회 부산국제영화제)

이 작품은 1993년도 인도 뭄바이(당시 봄베이)에서 있었던 폭탄테러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먼저, 이 사건의 개요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놀라운 점은 여러모로 9.11 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점입니다.

1993년 3월 12일 오후 1시 반에 뭄바이 증권거래소에서 첫 차량폭탄테러가 발생하였고, 28층 짜리 증권거래소 건물이 이로 인해 내려앉았다고 합니다. 이 폭탄테러로 50여명이 사망하였고, 30분 뒤 도시 곳곳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자행되었습니다.

1시 반부터 3시 40분 사이에 13대의 차량 폭탄테러가 세 곳의 호텔과 은행, 항공사 사무실, 관공서, 쇼핑센터, 시장, 공항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테러의 대상은 힌두교도들이라는 사실이 명확해 졌습니다.

공식적으로는 257명의 사망자와 14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당국은 무슬림에 의한 테러사건이라는 심증은 가지고 있었으나, 끝내 사건의 배후를 밝혀내지는 못했습니다. 2003년 2월 20일에는 두 명의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하였고, 파키스탄이 배후에 있다는 설이 제기되었으나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영화 은 바로 이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말하자면, 의 인도판 블록버스터 버전 이라고나 할까요. 올해 로카르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은바 있습니다.

(2004년 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