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렐라 Barbarella

때는 41세기. 기원 후 4만년이 흐른 리티온 행성의 여성 전사 바바렐라(제인 폰다)는 무중력 상태에서 누드로 떠다닌다. 이때 우주의 대통령이 갑자기 호출하는 바람에 그녀의 야한 우주 유영이 방해받는다. 대통령은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New Romantic pop band와 젊은 과학자 듀란 듀란(마일로 오셔)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New Romantic pop band가 아니고, 듀란 듀란이다. 그가 우주 평화를 위협할 수도 있는 괴상한 광선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 반드시 구출해내라고 임무를 하달한 것이다. 듀란 듀란은 타투 세티라는 행성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바바렐라는 신무기를 준비하고 우주의 독재자 블랙 퀸(아니타 팔렌버그)의 영역인 그곳으로 찾아간다.

그녀의 무기는 플라스틱 파자마, 검은 스타킹, 그리고 노출한 허리다. 아무튼 그녀의 우주선이 목적지에 불시착하자, 그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만다. 한참 후에 깨어난 그녀는 얼음 조각 위에 누워서 자신을 죽이려는 작은 인형들 앞에 있음을 발견한다. 그 인형들은 그녀를 고문하지만, 그녀는 이내 다시 정신을 잃고 만다. 이때 그녀와 섹스하고 싶어하는 이상하고 분노에 가득찬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구출한다. 원래 지구에선 약을 먹고 신체접촉은 제한된 싱거운 섹스를 하는데, 그는 진정한 섹스법을 그녀에게 가르쳐준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섹스를 사랑하는지 깨닫고는, 마지막 임무 수행 때까지 이 방법을 계속 사용한다. 몇번의 고초와 난관을 그 남자와의 섹스를 통해 극복하며, 마침내 듀란 듀란에까지 도달한다. 그런데 듀란 듀란은 실종한 것처럼 가장하고, 사악한 음모를 꾸미는 중이다. (출처 : 씨네서울)

의 프랑스 감독 로제 바딤은 상당히 '색스러운' 영화에 도가 튼 사람이다. 60년대 자유주의 분위기에 편승해서 찍은 SF 판타지 액션 영화인 는 줄거리보다는 어떻게 하면 줄기차게 섹스씬과 야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까에 골몰한 영화이다. 누드와 갖가지 우스꽝스런 체위의 섹스를 거침없이 소화한 배우는 다름아닌 제인 폰다. 그녀가 오프닝 장면에서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복을 벗고 완전한 누드로 나올 때부터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야한 연기를 펼친다. 그녀의 캐릭터는 우주 판타지 버전의 여자 공작원 007처럼 보이지만, 그와는 무관하게 오로지 벗고 뒹구는 장면을 보여주기에 여념없다. 그래서 다소 무뇌아처럼 보이지만, 그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줬던 히피들의 우상 데이비드 헤밍스 역시 멍청한 레지스탕스 지도자로 나온다. 또한 프랑스 마임 예술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마르셀 마르소가 등장하는 것도 이채롭다.

원작은 1960년대 프랑스 만화 "코믹 스트립 Comic Strip"이며, 지금은 의식있는 사회파 배우로 손꼽히는 제인 폰다를 오로지 육체파 배우로 써먹은 영화이다. 우주를 무대로 자유분방한 성적 상상력을 펼쳐보인 것이 이색적인데, 지금 본다면 다소 빛바랜 느낌이 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서구에서는 1999년 "역대 가장 섹시한 영화 10선"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기도 하는 등 컬트영화로서 아직도 진면목을 잃지 않았다. (출처 : 씨네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