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9 / 불가항력적 침식-새로운 질서 2689 / Irresistible Decay – New Order

.나는 이제는 버려진 건물이 되어 인도네시아의 필름 커뮤니티의 새로운 랩 운동의 모태가 되어온, 오래전 주로 프로파간다 영화를 만들었던 국가 영화제작센터 PFN가 운영하던 현상소건물 곳곳에 남겨진 “수공예품”에 매혹되었다. 필름 영화제작 과정은 너무나 거부할 수 없을 만큼의 흥미로운 것들을 남겼다. 영화제작의 전과정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 건물속에는, 각각의 단계에서 다른 장비를 사용하면서 물리적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잔류물”이 있다. 일련의 작품제작의 과정에서 물리적 흔적을 남긴 다는 점은, 비디오나 컴퓨터와는 다른 필름이 갖는 유일한 특성이다. 이 작품을 위해 PFN 필름 보관소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아무런 설명이나 기록도 없는 필름을 선택했다. 2689는 마크로 렌즈로 2689 프레임을 기록했다. 불가항력적 침식-새로운 질서는 “아름다운 인도네시아”라는 영화의 장면을 반복하였으며, 최근 랩에서 수작업을 제작한 옵티컬 프린터를 가지고 디지털로 변환했다. 호텔에 드나들고, 풀장에서 휴향을 즐기고 음료를 서빙받던 이름모를 외국인들은 “아름다운 인도네시아”라는 지금은 버려진 필름 창고속에서 침식되고 있다.
(2015년 제12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