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문 The Door of the Body, 肉體의 門

시골에서 무작정 상경한 은숙(김혜정)은 서울역에서 처녀를 내다파는 노파의 꾐에 빠져 성매매를 하게 되었지만, 현재는 그 일에서 벗어나 터키탕 마사지사로 일하며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다. 그녀는 아파트도 장만하고 증권에 투자를 하며 미장원을 인수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은숙은 자신의 재산을 관리하는 증권사 직원 최만석(남궁원)을 좋아하며 그와의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만석은 은숙의 돈을 유용했다 날려버리고 그 결과 은숙은 미장원 인수를 포기하게 된다. 은숙은 그를 원망하기는커녕 그를 내조하기 위해 터키탕을 그만두고 그와 동거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만석이 증권사에서도 쫓겨나고 자신의 배다른 동생 성숙(방성자)과 딴 살림을 차린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만석은 곤궁에 처하자 은숙에게 매달리지만, 그녀는 그를 잊고 다시 터키탕으로 돌아간다.

시골에서 상경해 매춘부로, 안마사로 열심히 돈을 모아 증권 투자까지 하게 된 은숙. 하지만 사랑에 눈이 먼 은숙은 증권사 직원 만석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고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과 더불어 당대 여성의 삶을 진솔하게 그린 영화.

(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는 시골에서 올라온 하층 여성이 서울에서 살아남는 지난한 과정을 은숙을 통해 보여준다. 터키탕 마사지사 여성들은 은숙과 비슷하게 고달픈 삶을 영위하면서 남자보다는 돈이 자신들을 사람답게 해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들은 항상 사랑을 꿈꾸고 또 남자에게 배신당하는 것을 반복한다. 은숙 역시 사랑을 통해 맺어진 남자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을 꿈꾸지만 이것이 다 허상이고, 오히려 남자가 자신의 삶에서 걸림돌인 것을 깨닫는다. 비록 터키탕 마사지사이지만 은숙은 자기 스스로 삶을 일구어나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은숙을 통해 당대 하층 독신 여성의 고단한 삶과 이것을 이겨내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은숙의 삶을 담담하게 지켜보며 응원하게 만든다.

(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