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이혼당한 로베르트 란더(한스 지슐러)는 집과 직장을 버리고 나온다. 여행 중 영사기 수리기사 브루노 빈터(루디거 보글러)와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함께 동서독 국경 지대를 여행한다. 국경 지대의 황량한 도시들을 순회하며 쇠락해가는 시골 극장들의 영사기를 수리하는 것이 브루노의 일이다. 두 사람은 트럭 안에서 음악을 함께 들으며 점차 가까워진다. 브루노는 자신의 트럭이 작업장이자 숙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디에도 자신의 집이란 없고 길 자체가 그의 삶의 터전이다. 브루노는 여행 도중 자신의 옛 집을 찾아가는데 폐허가 된 채 강 한가운데 있는 섬에 고립돼 버려져 있다. 그렇게 그에게는 전혀 머물 곳이란 없다. 한편, 로베르트는 브루노보다 극단적인 상태에서 자신의 처지와 싸우고 있다. 강에 뛰어들어 죽고자 하는 그의 행동이 처연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그들은 여행 중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EBS)
제29회 칸영화제 (1976) 국제비평가상 빔 벤더스 수상!!
'로드의 왕'이라는 부제가 붙여질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는 벤더스 감독이 사랑해온 '길'에 관한 로드 무비. 35미리 흑백화면의 절제된 아름다움, 동서독 경계지역의 황량한 풍경, 그리고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삶의 길 위로 영화처럼 걸어가는 두 남자의 우연한 만남, 여행, 헤어짐이 이 영화의 줄거리다. 고전적 흑백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오버하우젠 선언 이후 독일 영화의 부흥을 예고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빔 벤더스에겐 깐느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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